자고 일어나면 새 마케팅 용어가 생긴다, 진짜 변화인가 용어 장사인가
SEO를 알 만하니 AEO가 나왔다. AEO에 익숙해질 무렵 GEO가 등장했다. 그리고 지금은 AIO, LLMO, AI SEO까지 쏟아진다.
마케팅 시장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자고 일어나면 새 용어가 하나씩 생겨 있다.
따라가기도 벅찬 이 속도를 보며 누구나 한 번쯤 의심하게 된다. 이게 정말 필요한 변화인가, 아니면 새 상품을 팔기 위한 포장인가.
우리 매체는 이 질문을 피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편에서는 마케팅 신조어의 홍수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 판단 기준을 짚는다.
어떤 용어는 진짜 근거가 있다
먼저 공정하게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신조어가 상술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다. 흔히 마케팅 업계가 만들어낸 유행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GEO는 학술 논문에서 출발했다. 2023년 11월, 프린스턴 대학을 비롯한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이 이 개념과 이름을 처음 제시했다.
이후 이 용어가 마케팅 뉴스레터로 넘어오면서 업계 용어가 된 것이다. 관련 정리는 위키피디아의 생성형 엔진 최적화 항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검색 환경이 실제로 바뀌면, 그 변화를 담을 새 언어가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검색엔진이 링크 목록을 보여주던 시대와, AI가 답변을 합성해 인용하는 시대는 작동 방식이 다르다. 다른 것을 같은 말로 부르면 오히려 혼란스럽다.
그래서 어떤 신조어는 시장 변화에 대한 정직한 대응이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용어도 빠르게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같은 것을 다르게 부른다
여기서 의심이 시작되는 지점이 있다. 쏟아지는 용어들이 정말 서로 다른 것을 가리키는가 하는 점이다.
답은 대체로 아니다. AEO, GEO, AIO, LLMO, AI SEO. 이 용어들은 이름은 다르지만 실제로는 거의 같은 것을 가리킨다. AI가 검색과 답변을 지배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노출되고 인용될 것인가라는, 하나의 문제를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부르는 것뿐이다.
실제로 2026년 초까지도 이 용어들을 학술적으로 명확히 구분하는 합의된 정의는 없다. 업계와 벤더, 매체마다 제각기 다르게 쓰고, 서로 바꿔 써도 대부분 통한다.
용어는 다섯 개인데 가리키는 실체는 사실상 하나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용어 장사의 그림자가 드러난다. 실체가 하나인데 이름만 여러 개라면, 그중 상당수는 새로운 것을 발견해서가 아니라 새롭게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왜 용어가 자꾸 만들어질까
새 용어가 끊임없이 생기는 데는 시장의 구조적 이유가 있다.
새로운 이름은 새로운 상품이 된다. "SEO 해드립니다"보다 "GEO 시대에 대비하는 AIO 전략"이 더 새롭고 전문적으로 들린다. 같은 서비스라도 새 용어로 포장하면 신규 수요를 만들 수 있고, 기존 고객에게 추가 계약을 제안할 명분도 생긴다.
여기에 선점 효과도 작동한다. 새 용어를 먼저 쓰고 정의하는 쪽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한다.
그래서 업계에는 새 용어를 만들거나 퍼뜨릴 동기가 항상 존재한다. 시장이 커질수록, 그 시장을 설명하는 언어를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진다.
즉 용어의 홍수는 기술 발전과 상업적 동기가 함께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순수한 변화의 반영도 아니고, 순수한 상술도 아니다. 둘이 섞여 있다.
그래서 무엇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가
용어가 진짜인지 포장인지 가리는 것은 실무자에게 중요한 문제다. 새 용어마다 휘둘려 전략을 갈아엎으면 자원이 낭비되고, 반대로 모든 용어를 무시하면 진짜 변화를 놓친다.
우리 매체가 제안하는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이 용어가 가리키는 것이 기존 용어로 설명되지 않는가. 설명된다면 새 이름은 불필요한 포장일 가능성이 크다.
- 사용자의 행동이나 기술이 실제로 바뀌었는가. 검색 방식이 정말 달라졌다면 새 언어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케팅 수사일 뿐이다.
- 이 용어를 미는 쪽이 무엇을 파는가. 용어와 함께 팔려는 상품이 있다면, 그 용어의 신선함은 상업적으로 부풀려졌을 수 있다.
- 근거가 있는가. 학술적 출처나 검증 가능한 데이터가 있는 용어와, 뉴스레터에서 갑자기 등장한 용어는 무게가 다르다.
이 기준을 대면, 쏟아지는 용어들이 두 부류로 나뉜다. 실제 변화를 담은 소수의 용어와, 그 위에 편승한 다수의 변형이다.
정리, 매체가 관찰하는 방향
자고 일어나면 새 용어가 생기는 마케팅 시장. 그 답은 "진짜 변화"와 "용어 장사"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다.
기술은 실제로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를 담을 새 언어는 필요하다. 동시에 그 변화에 편승해 새로울 것 없는 것을 새 이름으로 파는 움직임도 분명히 있다. 이 둘이 뒤섞여 용어의 홍수를 만든다.
그래서 실무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 용어를 무조건 좇는 것도, 무조건 냉소하는 것도 아니다.
그 용어가 가리키는 실체가 정말 새로운지를 묻는 습관이다. 이름이 바뀌었다고 본질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반대로, 본질이 바뀌었는데 옛 이름만 고집하는 것도 위험하다.
결국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다. 사용자가 정보를 어떻게 찾고, 우리가 거기에 어떻게 닿을 것인가. 용어가 무엇으로 불리든,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이름은 부차적이다. 우리 매체가 신조어의 홍수 속에서 놓치지 않으려는 기준도 이것이다.




